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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묵상나눔] 시 72:1-20

오랜만에 펼친 성경책에서 본문의 부제가 눈에 띕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왕의 통치. 통치라고 하면 이를 다스리는 주체인 왕이 연상되는데, 그 앞에 수식어로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이라는 부분이 와닿습니다. 바쁨을 핑계로 제 삶의 주권을 왕처럼 살며 행동하던 모습을 돌아봅니다. 보통 주권을 떠올리면 우상을 함께 연상하곤 합니다. 우상에 대해 생각할 때면 저 스스로의 회개보단, 저를 중독시키는 여러 요소들과 상황 및 타인의 태도 등으로 책임을 미루던 저의 모습이 왕과 같습니다. 죄를 허상에 대입해서 생긴 오류입니다. 신앙의 잘못된 습관으로 자리잡기 전에 돌이킴의 시간이 되길 간구합니다. 사랑과 회개가 시작점이 되길 간구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며 세워가던 기준은 방향성 설정의 큰 도움이 되었지만, 정죄의 기준으로 더 많이 쓰인 듯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라곤 특출나게 선하지도 않고 내세울 것도 없는 평범한 한 사람이고 하나님을 믿는다는 한 가지 차이점 뿐인데, 선한 것으로 지칭하던 것들이 자랑거리가 되며 오연한 시선을 보낼때가 많습니다. 자랑할 것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진정한 왕의 통치를 받음으로 잠시 맡겨진 것 뿐임을 다시금 깨닫고 왕같은 제사장으로써의 재정립을 간구합니다. 당연한 것들을 치장하느라 소모하고 버리던 마음과 시간을 돌이켜, 사랑에 집중할 지혜를 간구합니다.

고백하자면 논문을 쓰고 행정업무를 맡으며 몰아치는 일상의 바쁨 속에서, 예배를 놓친지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상의 바쁨이라는 작은 틈으로 신앙의 무너짐은 한순간만에 일어났지만, 돌이킴보단 언젠가 돌아갈 고향정도로만 마음속에서 할당해두고 논문만 썼습니다. 나중엔 여유로워질 것이라는 막연한 관망은 실제가 아닐 것임을, 갈수록 바빠지는 업무속에서야 깨닫습니다. 직업마다 필요한 완급조절정도는 고려해야겠지만, 너무 놓아버리기만 한 일상을 돌이켜 다시금 예배와 셀모임 그리고 묵상을 결단합니다. 대단치 않은 신앙과 일상으로의 복귀가 현재로썬 크게 느껴지지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때를 기약하며 작은 결단을 심습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제가 되어 평범함을 회복할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시기를, 그 긍휼을 간구할 뿐입니다. 무너짐을 반면교사 삼아서, 선 줄로 생각하지 않고 넘어질까 조심하며 이웃에 대한 시선을 조금 더 부드럽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랑을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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