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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7 침묵 속 듣기 주님, 듣기를 원합니다. 말을 할 때 소리는 타인의 귀에만 들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화자의 머리를 울리기 때문에, 말을 하는 주체인 제 스스로가 만든 소음에 스스로를 가두기를 반복했습니다. 타인에 의해서보다, 제 스스로의 목소리만을 높이던 제 태도가 불러온 소음임을 고백합니다.침묵은 말 없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말은 침묵없이 있을 수 없다.말은 침묵의 배경이 없으면 깊이가 없다. 1)타인의 지적을 받으며 날이 선 저의 태도는, 제 스스로의 이기심과 자기연민에서 비롯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제가 다뤄져야 할 책임에 대해, 타인을 비난하면서 타인에게 전가시켰습니다. 합리화하며 스스로 꾸준히 만들어내는 소음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저를 변호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근거, 사랑없는 정답 욥 15:17-35 오랜만에 묵상을 해봤습니다. IVF 직장인 모임에서 묵상을 올려보자는 제안이, 그 시점의 저에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말씀을 처음 봤을 때,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제목도 ‘지혜로운 자들이 전하여 준 것이니’ 라고 적혀있어서, 마치 본문에 적힌 무서운 말들에 합리성이 부여되고 당장 제 앞에 실현될 것 같은 막막함과 아찔함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본문 해설을 참고하고나서야, 지혜로운 자들에게서 전해들은 말을 참고삼아 ‘응보의 원리’로 정죄하는 본문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본문 배경을 알게되고나니 자연스레, ‘혹시 내가 이렇게 타인을 쉽게 재단하던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고민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가슴을 턱 막히게 하고 아찔하게 하는 사람..
순종(선후관계), 쉼 [묵상나눔] 롬 15:14-21 본문은 스스로 선함이 가득하고 모든 지식이 차서 능히 권하는 자(15:14) 임을 확신한다고 쓰여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고 최근에 들었던 설교가 떠오르며 한 가지 단어가 눈에 밟혔다. 1) “순종”. 순종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있어 “선후관계”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묻게 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있을 때 순종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순종” 할 때 하나님을 알게 된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없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과거의 신앙생활에 사로잡힌 자였다. 은혜로운때가 있었고 그 강렬한 시점에 시간이 멈춰있었다. 셀리더를 했었고, 청소년부 간사(교사)를 했었고, 신앙생활은 길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전심으로 돌아감 [묵상나눔] 삼하 7:3-17 성장하는 것, 치열한 일상을 살아내는 것, 그리고 무기력한 일상을 버텨내며 그 다음을 생각하는 과정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적인 바쁨도 있지만, 연구를 우상삼고 달리기만 하는 듯한 요즈음은 도로의 한 가운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자와 전화, 카톡등의 연락은 일상의 고단함을 녹이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와중에는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이 '위험한'것이 되고, 쉼을 택하기보다 다시금 더 나아가는 것을 택하게 됩니다. 갓길과 졸음쉼터조차 휙 넘어가버리는 풍경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주말출근과 일상화된 야근은, 가족과의 만남조차 몇 개월의 한번으로 제한하게 하고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며 변명하게 합니다. 그리고 상황은 예배와 맞물려..
언약궤의 오남용 [묵상나눔] 삼상 5:1-12 바쁨을 핑계로 언약궤를 오남용하던 저를 돌이키기 원합니다. 최근 신앙은 상비약이자, 바쁨 속 마음을 챙기는 명상도구 정도로 전락한 것 같습니다. 현대사회의 명상은 생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힘듦을 잠시 벗어나 더 큰 착취로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역설이 존재합니다. 개인주의와 맞물리며 내면화된 마음챙김은,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로 변질됩니다. 이와는 다르게 예배시간의 기도는 하나님을 찾음으로 시작해서, 항상 중보기도로 마쳐집니다. 넘침받은 사랑이 이웃을 향하는 것이 디폴트 값입니다. 회복은 목적이 아닌, 사랑을 구할 때 따라오는 덤 이라는 것이 다시금 믿어지고 일상의 작은 경험들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문학작품을 접할 때, 성경 속 인물들을 접할 때. 선인의 자리에만 저를 대입..
[어린이라는 세계] (모임에서 설명하기 위한 초안으로, 대화체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이 책의 작가를 짧게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어린이책 편집자이자 독서교실 선생님으로 20년간 아이들과 지내온 선생님의 이야기 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를 설명하겠습니다. 저에게 어린이는 멀리 떨어져서 봐야 좋지, 보통 시끄럽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던 존재였어요. 그런데 유튜브에서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이 소개해주신 “어린이라는 세계” 라는 책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에 대한 관심과는 다르게, 어린이 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아니 알고 싶은데, 잘 모르겠어요. 제 주변에는 직접 대화할 어린이가 없어요. 결혼한 친구들에게도 아직 아이가 없고, 조카도 아직 없습니다. 어린이는 존..
가면, 위선과 방패 청소년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차츰, 가면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겪는다. 내 생각과 주장대로만 행동하기에도, 다른 사람의 의견대로만 행동하기에도, 너무 아리쏭한 순간이 온다. 청소년기가 아니어도 여러 종류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 가면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가면을 만들어가는 나 스스로가 혹시 위선적인 것은 아닌가 자문하게 된다. '가면을 만드는게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지만 가면은 방패이기도 하다. 이 사람은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줘도 나를 받아내어줄 사람인가? 아니면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는게 오히려 건강한건가? 내면을 오픈하기 전에 필요한 방패로 작용할 수 있고, 그것을 열어젖히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제 가면을 만들어가는것을 고민하는 과정을 넘어, 가면을 방패삼아 건강한 거리감을..
저절로 되지 않는 것, 동일시하던 착각 [묵상나눔] 요 6:16-29 본문해석을 참고해보니, 믿음이 '일'이라는 말은 믿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고 합니다. '저절로 생긴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약자에 대한 감수성 등이 떠오릅니다. 저 또한 이런 감수성이 탑재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지만, 그 가치가 나 자신이라고 동일시하는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진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한 형제가 취업준비를 시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제가 그 유리천장을 깨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준비해야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몇몇 후배들의 이력서 첨삭등을 도와주며 길러온 탁월함과 감수성 등은, 유리천장과 현실 앞에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