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때때로 잠못이루는 밤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가끔씩은 한번씩 벌떡벌떡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때도 있습니다. 이제는 방향을 잃어버린 원망들이 분연히 터져나올때도 있습니다.
어머니의 입술을 통하여 그 때에 맞는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시는군요. 삶을 살아가는 그 과정들 가운데 낙망하고 좌절하는 몇몇 사건들이 있다고(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당신께서도 있으셨다고 하셨었죠. 가장 최근은 암 이었을 것입니다)... 결코 하루아침에 괜찮아질 성질의 것들이 아니고 누구나(동일하게는 아닐지라도)살면서 한번쯤은 겪게 되는 아픔들이고, 풀어질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었죠. 이상한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위로하셨었죠. 나를 참아내시는 주님의 사랑 앞에서, 저의 자격을 논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었던지. 자격없는 저를 외향의 조건이 아닌 저 자체를 사랑의 눈으로 보아주시는 주님.
주님, 넘어지고나서야 제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그리고 어떠한 것들을 제가 두려워하고있었는지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연약한 저의 역린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지만 모른체하며 곪아가던 영적인 문둥병에서 건지시는군요.
그래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감사합니다. 취업준비의 시간은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이었을지라도, 취업을하기까지의 제 내면의 다뤄짐은 1년 6개월이 넘어갑니다. 취업이라는 상황만을 볼 때에는 드러나지 않는 비하인드스토리인 셈이지요.
주님, 기적이란 미래에 예비된 소망이라고 하셨었지요. 요새는 주일마다 그 기적을 목도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붙들고 있다고 생각한때도 많았는데, 오히려 그들로 인하여 붙들려있었고 함께 마주잡은 손이라는 것이라는 것 부터. 그리고 점차 모이기를 힘쓰게되던 아이들이 찬양팀에서 보인 순간, 그 작은 기도들마저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시고 성취하신 기적. 무엇인가 직분을 맡았기에 감사한것이 아닌, 그들이 어떠한 자리에서건 세워지게 됨을 그리고 예배의 자리로 인도하심을 보여주시는 감사함. 주님, 생각보다 짧은 시일에 그 기적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미래에 예비하셨던 그 소망이 눈앞에 펼쳐져있던 것이지요. 기적을 바라보던 시선을 조금 더 들어서, 기적을 행하신 이를 바라볼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신 덕분입니다. 목적과 도구가 제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어제의 은혜는 저에게, 불타는 떨기나무 앞에서 벗어두어야할 신발입니다. 썩어질 만나입니다. 공동체를 오랜만에 돌아오고나서 나를 모르는 이들에게 저의 모습을 포장하지 말아야할 이유입니다. 그것이 오늘의 만나를 구해야할 이유입니다. 잘 알기에, 더욱더 지식적으로 앎을 경계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칭찬받았던 저의 성품이 실은 누구에게로 인함인지를 알게되었기 때문입니다. 거듭남은 단회적이지 않고 매일 날마다 긍휼을 힘입어, 되어지고 그래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성취하신 기적에, 저의 의를 앞세우지 않아야함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감사한 은혜들을 채워주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이라는 역사서가, 이제는 과거의 잔재로 고리타분한 문헌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믿어집니다. 그것은 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역사이며 저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많은 인물들을 통하여 드러난 실수들과 죄절감 낙망함, 은혜들이 저(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말씀묵상이 숙제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말씀은 저에게 하루의 식사가 되었습니다. 먹으면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나, 먹지 않으면 육의 균형이 깨어지고 망가지듯. 내 영의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예배(주일설교, 수련회, 선교, 중보모임, 수기, 한밤...)들은 어렸을때부터 항상 보아왔던 반복되는 지루한 일과표가 아니었습니다. 그 예배들은 그 당시의 저에게 필요했던 오늘의 만나였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오늘의 만나를 구합니다. 저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였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 그 끝은 감사함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 속에는 이 모든 뜻이 녹아있습니다. 어떠한 말보다, 이제는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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